주변 곳곳에 예쁜 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성격 급한 꽃들은 이미 예쁜 색감을 뽐내며 활짝 피기 시작했다. 봄이 찾아온 것 같아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 반가움 뒤로 어김없이 찾아온 불청객 카훈쇼(삼나무로 인한 화분증 알레르기)!
이번에는 더욱 카훈쇼가 심해질 거라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하는 거 보니 벌써 겁이 나기 시작한다. 코로나보다 카훈쇼가 더 무섭다는 일본인들도 있는 거 보면 사회적 문제이긴 한 것 같다. 카훈쇼 증상이 가벼운 재채기와 콧물 증상부터 플루(flu)처럼 열이 나고 근육통을 겪는 사람도 있으니 무섭긴 하다.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카훈쇼와 코로나 바이러스를 같이 대비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코로나가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제일 불편하고 무서운 건 사람에 대한 불신인 것 같다. 길에서 기침하는 사람만 보면 괜히 피하게 되고 의심하게 된다. 또 그 반대로 내가 혹 잔기침을 하거나 코를 훌쩍거리면 왠지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카훈쇼 때문에 기침하는 사람들도 그런 불편함을 다 겪고 있었던 건지 아니나 다를까 카훈쇼 배지라는 신 아이템이 생겼다. 귀엽고 아지자기한 디자인의 배지들이다.
배지를 달고 있으면 “나 카훈쇼 때문에 기침하는 거니 오해하지 마세요” 라고 말할 수 있는 무언의 방어막이 되어주니 이런 아이템이 판매되는 거 아닌가 한다. 사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의외로 판매수가 많다고 한다. 며칠 전에는 전철 안에 있던 기침을 하는 통에 비상 버튼이 눌러진 후 배지 판매량이 많이 늘었다는 후기도 있다는 웃픈 사연이 전해진다.
처음에는 무슨 이런 배지를 팔아? 라고 하면서 웃어 넘기고 말았지만 잠깐 스친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는 실행력이 멋져보이기도 했다. 단순한 아이디어가 이렇게 돈이 될 수 있구나 라는 생각도 잠시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개선해야 할 문제를 많이 알고 있어야 하고,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포착하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카훈쇼 배지 역시 생활 속 불편함에서 나온 기발한 아이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며칠 전에는 카훈쇼 증상을 덜어줄 연고를 구입했다. 독일과 합작품으로 만든 이 연고는 콧속에 바르면 화분들이 콧속으로 들어오는 양을 덜어준다고 한다. 다양한 아이템들이 나와 신기하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카훈쇼나 코로나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코로나 사요나라!
카훈쇼 사요나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