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남편과 외식을 하기로 했어요. 특별한 분위기의 레스토랑보다, 깔끔하게 잘 차려진 집밥 같은 한 끼가 땡겨서 맛집을 검색했는데, 퍼플릭시티 추천으로 알게 된 곳이 바로 부개동 세종가였습니다. 가성비도 괜찮고 후기도 좋아서 별 고민 없이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부개동 세종가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입니다. 인테리어는 화려하지 않지만 깔끔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은 편이라 조용히 식사하기 좋았습니다. 가족 단위, 중년 커플, 동네 주민처럼 보이는 분들이 많이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주택가 근처에 위치해있어서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였어요.

예약 없이 점심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크리스마스 당일이기도 했고, 워낙 평이 좋은 집이라 그런지 이미 대기줄이 길더라구요. 전화번호를 대기명단에 걸어놓고, 날이 추워서 차에서 기다리더라구요. 저희는 약 50분 정도 기다렸습니다.
저희보다 뒤에 온 팀들은 타이밍이 좋아서 우리 만큼은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아서 조금 억울한 감도 있었어요. 11시 반 오픈런을 이용하거나, 2시 이후에 이용하는 걸 추천드려요.


세종가 한정식 코스는 1인당 14,000원. 한정식 치고는 꽤 괜찮은 가격입니다. 메뉴 구성이 다양하고 하나하나 손이 많이 들어간 듯한 반찬이 정갈하게 나옵니다.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나와요.
메밀죽 – 잔치국수 – 묵무침 – 메밀전 – 가지탕수 – 해파리냉채 – 녹두새송이버섯죽 – 돼지고기 숙주볶음 – 메일수제비 -보리밥 순이에요.


메밀죽: 입맛을 부드럽게 열어주는 메뉴입니다. 고소하고 따뜻해서 식전에 먹기 좋았습니다.

잔치국수: 멸치 육수 베이스로 국물이 맑고 깔끔한데, 따뜻한 온도로 나와서 속이 풀리는 느낌이었어요. 국물만 계속 떠먹다 보니 금세 배가 불러버렸습니다. 나중을 위해 잔치국수는 조금만 드세요. 나중에 배불러서 못먹습니다.

묵무침: 양념이 과하지 않고, 도톰한 묵에 채소와 함께 상큼하게 무쳐져 있었습니다.

메밀전: 바삭한 식감은 아니지만, 담백하게 구워낸 전이 입에 착 감겼습니다. 묵무침의 야채나 해파리냉채랑 먹으면 더 맛있어요.

가지탕수: 처음엔 가지라서 큰 기대 없었는데, 새콤한 소스와 부드러운 가지 식감이 의외로 잘 어울렸습니다. 이건 집에서라도 자주 해먹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해파리 냉채: 시원하고 새콤해서 입맛을 돋우기 좋았고, 구성의 중간에 나와 약간 느낄할 수 있는 맛을 중화시켜주는 것 같았어요.

녹두새송이버섯죽: 구수한 녹두향에 버섯 식감이 더해져 부담 없이 즐기기 좋았습니다.

돼지고기 숙주볶음: 간이 세지 않아서 반찬들과 밸런스가 잘 맞았고, 고기와 숙주 비율도 적당했습니다. 살짝 중식느낌이 나는 메뉴였어요.


메밀수제비, 보리밥: 식사의 마무리로 든든하게 즐기기에 충분한 구성입니다. 수제비는 들깨가 들어가있어서 고소하고 쫄깃하고, 보리밥에는 나물류가 잘 어우러져 고추장 살짝 넣고 비벼 먹으면 맛이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메뉴 하나하나가 과하지 않고, 정갈했습니다. 메인 메뉴 없이 반찬들 위주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먹다 보면 어느새 포만감이 꽤 올라옵니다.
우리는 이렇게 배가 부를 지 모르고 감자만두까지 추가했어요. 중간에 괜히 시켰나 후회했지만, 감자피로 만든 만두피가 얇고 투명한 느낌이 독특했고, 겉은 쫀득하면서 속은 촉촉하게 잘 채워져 있었습니다. 고기나 김치 같은 강한 맛은 없고, 채소 위주의 속이라 가볍게 먹기 좋았습니다. 그래서 잘 시켰다 했어요.


직원분들도 대부분 친절했지만, 워낙 바쁜 날이라 그런지 음식이 누락되거나 같은 메뉴가 두 번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저희 테이블에도 같은 반찬이 두 번 나왔고, 하나 빠진 반찬이 있어 요청드려서 받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바쁠 때일수록 직접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부개동 세종가 한정식은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다양한 반찬을 즐기는 걸 좋아하는 분
가격 부담 없이 한정식을 즐기고 싶은 분
어르신들과 함께 외식할 장소를 찾는 분
부개동 인근에서 점심 식사 장소를 찾는 분
혼자 식사보다는 둘 이상이 가서 함께 여러 가지를 나눠 먹는 것이 훨씬 만족도가 높을 구성입니다. 크리스마스 외식으로도 나쁘지 않았고, 다음에는 평일 점심에 와서 대기 없이 여유롭게 즐기고 싶습니다. 수육도 추가하고 싶어졌어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상이로 39번길 7-17 1층
0507-1405-623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