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잡음도 없는 새벽 시간 혼자 일어나 있는 것처럼 차분하고 고요하게 해준다. 혜민 스님의 글은 재빠른 걸음에 힘을 빼게 해주는 마법 같은 힘이 있는 것 같다.
혜민 스님이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들과 학력 지상주의에 대한 견해들, 평범하고 사소한 일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말한다. 그 잔잔한 글들을 읽으며 쉼을 갖게 해줬다.
다른 사람을 도와준 기억이나 도움을 받고 상대방이 기뻐하는 모습만큼은 가슴에 담아 죽음 너머로 가지고 갈 수 있지 않나.
내 마음에 감동을 주었던 추기경님을 애도한 법정 스님의 편지글
하느님을 말하는 이가 있고,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하느님에 대해 한마디 하지 않지만, 그 존재로써 지금 우리가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영혼으로 감지하게 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지금 그러한 이를 잃은 슬픔에 젖어 있다. 그 빈 빈자리가 너무나 크다.
평범한 삶 속의 수행
만약 다른 사람의 어떤 부분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그 사람의 흉을 보고 있다면 십중팔구 내 안에도 그 사람의 결점과 일치하는 무언가가 똑같이 진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미승의 하루하루
삶을 가로지르는 무수한 인연들 중에 어떤 인연이 과연 좋은 인연일까 생각해 보면 시작이 좋은 인연이 아니라 끝이 좋은 인연이 참으로 좋은 인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인연 따라와서 인연 따라가는 사람들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마는 그 인연의 끝을 어떻게 매듭짓는가는 그 사람에게 달려 있다.
누군가의 인연이 좋았는지 알려면 시간이 지난 후에 알게 된다고 생각했다.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했지만 악연으로 끝난 경우가 더러 있었기 때문이다. 인연이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를 만드는 것은 결국 그 끝의 마무리를 내가 제대로 하기 나름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는 것만으로도 내게 큰 수확이 되었다.
“분노가 일어나거든 분노가 일어나는 나를 받아들여라. 그리고 마음이 조금 가라앉으면 나에게 시간이라는 선물을 주어라” – 혜민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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