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결혼기념일

어제는 동갑내기 부부 4년차 되는날이었다! 초등학교 친구로 만나 27년의 인연을 이어온 든든한 친구이자, 든든한 동반자하고의 결혼 기념일이다. 먼길을 돌고 돌아 3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철들대로 철든 나이라 그런지, 서로에 대한 배려 때문이었는지, 사소한 말다툼 한번 없이 예쁘게 잘 살아왔기에 서로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결혼과 동시에 낯선 타국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신랑의 따뜻한 배려가 없었다면 아마 견디지 못했을 것 같다. 경제적으로 힘들때도 있었고, 지치는 날도 있었지만 원체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나의 투덜마저도 이해해주는 사람이기에 잘 이겨냈다고 생각한다.

 

기념일 인증으로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면서 나에게 이 사람과 함께하는게 제일 큰 자랑이구나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지금처럼 편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로 예쁘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기념일이란건 이런 의미에서 참 좋은 날인것 같다. 다시 한번 감사하게 되고, 다시 으쌰으쌰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니 말이다.

 

애초에 계획했던 여행 계획은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아서 취소하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온천에 가서 피로를 풀고, 시장 골목안 왁자지껄한 소박한 식당에서 이날의 추천요리를 먹으며 감사한 일상을 보냈다. 살이 토실토실 오른 방어회 정식과, 성인손 한뼘 정도 크기의 제법 큰 탱탱한 굴튀김, 처음 먹어본 ‘꼬치’라는 이름을 가진 생선구이를 먹었다. 꼬치는 맛이 조기와 갈치를 합친 느낌으로 제법 고소하며 맛있었다. 

 

결혼기념일에 빠지지 않는 로맨틱한 꽃다발이나 아기자기한 선물같은 건 없었지만, 이대로도 마음 꽉차게 행복한 마음이 드는 건 매일 감사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보상일까? 라고 생각한 순간 도착한 택배 하나! 평소에 “어깨 아퍼”, “등 쑤셔”라고 말한게 걸렸는지 맛사지기를 선물한 센스 넘치는 신랑 참 감사합니다.(꾸벅) 택배를 푸는 순간 눈물이 왈칵 ~~ㅠㅠ  이러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어깨는 앞으로 이 녀석이 책임져줄것 같다. 빈손으로 입 닦은 내가 급 민망해졌지만 앞으로 잔소리 안하는 걸로 퉁쳐야겠다. 

 

결혼선물로 막내 이모에게 받았던 책을 다시 꺼내 읽었다. 30년간 ‘MBC여성시대’를 통해 전해진 가슴 절절한 부부들의 이야기를 정리한 책, ‘부부로 산다는 것’ 이다. 읽으면서 생각드는 몇가지는 나를 사랑하면 남도 사랑할 수 마음이 생긴다는 것, 조금은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주는 것, 따뜻한 말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다. 우리 부부도 앞으로도 계속 소통하며 서로에게 비빌 언덕이 되어주며 그렇게 살아보기로 했다.

 

“결혼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입니다. 사람은 부족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합니다. 상대방에게 무엇인가가 부족하다고 해서 탓할 일만은 아닙니다. 그래서 당신을 만나게 되었는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 – 부부로 산다는 것, 책 내용 중에서 –

 

늦은 저녁 시어머님의 “우리 식구가 되줘서 고맙다” 라는 말로 또 한번의 감사함과 울컥함으로 감성폭발한 하루를 보냈다. 신랑은 저평가된 우량주였던것 같다. 내가 복이 많아 제대로 투자한 것 같다. ^^

 

그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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