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진 대비, 3일치 식량과 물은 얼마나 준비해야 할까?

일본에서 지진을 대비해 식량과 물을 준비해 두라는 뉴스가 나왔어요. 저는 지금도 지진 생각만 하면 땀이 나요. 일본에서 처음 지진을 겪고 나서는 한 달 정도 후유증이 있었습니다.

그때 침대를 꽉 잡은 두 손이 땀으로 흥건했어요. 저녁으로 만든 김치찌개가 흘러넘친 방을 닦으면서 얼마나 무섭던지. 흔들리는 그 짧은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어요.

이번에 나온 이야기는 집에서 최소 3일, 가능하면 1주일을 지낼 수 있도록 식량과 물, 화장실 용품을 준비해 두자는 내용이에요. 먹을 것과 마실 물에 화장실까지 함께 들어가 있습니다.

‘긴급 요청’이라는 뉴스, 무슨 내용일까?

2026년 10월 27일 보도에서는 일본 방재 담당 대신이 11월 2일 방재청 출범에 맞춰 중앙부처와 전국 지자체, 국민에게 재난 대비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어요. 10월 27일 기준으로는 앞으로 요청을 내겠다는 예고입니다.

새 방재청이 생겨도 재난 현장에서 먼저 대응하는 곳은 각 지자체예요. 그런데 지역마다 비축 물자와 방재 교육 수준에 차이가 크고, 관련 교육을 받지 않은 곳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이나 수도권 직하 지진 같은 큰 재난에 대비해, 방재청 출범에 맞춰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 체계, 각 가정의 준비를 함께 점검하겠다는 취지예요.

제목에 ‘긴급’이라는 말이 붙어 있지만, 이 보도에는 특정 날짜에 큰 지진이 온다는 예측이 담겨 있지는 않아요. 큰 재난으로 지원이 늦어지더라도 집에서 한동안 생활할 수 있게 준비하자는 취지예요.

식량을 최소 3일분, 가능하면 1주일분 준비하자는 기준도 이전부터 있었어요. 이번에 갑자기 비축 기간이 바뀐 것은 아닙니다.

난카이 해곡의 경우 10월 7일 정기 평가에서는 큰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평소보다 높아졌다고 볼 만한 특별한 변화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했어요. 다만 이 평가는 난카이 해곡을 대상으로 한 그날의 관측 결과예요. 일본 전체에서 앞으로 지진이 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할 수 없고, 발생 날짜와 장소, 규모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도 어렵습니다.

3일치라고 하면 물부터 양이 꽤 돼요

물을 하루에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부터 보면, 1인당 하루 약 3L가 기준이에요. 마시는 물과 조리에 쓸 물을 합친 양입니다. 씻거나 설거지하는 데 쓸 생활용수는 따로 필요해요.

집에 머물며 지낼 때의 기본 수량을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품목1인 3일분1인 1주일분
물9L21L
식량9끼21끼
비상용 화장실약 15회분약 35회분
재택 생활을 위한 1인 비축량의 기본 계산

식량은 하루 세 끼, 화장실은 하루 다섯 번을 기준으로 계산한 양이에요. 먹는 양과 화장실 사용 횟수는 사람마다 다르니 가족에게 맞게 조절해야 합니다.

두 사람이 지낼 물을 3일분만 준비해도 18L예요. 2L짜리 생수로 아홉 병입니다. ‘생수 몇 병 있으면 되겠지’ 하고 생각할 때와는 양이 다르네요.

식량은 평소 한 끼에 먹는 양을 기준으로 준비하면 돼요. 밥이나 빵 같은 주식에 생선·고기·콩 통조림 같은 반찬도 함께 두고요. 라면만 쌓아 두면 물과 끓일 열원이 모두 필요합니다.

일본에는 알파미 밥이나 비상용 주먹밥처럼 찬물을 부어 불려 먹는 비상식품도 다양해요. 알파미(アルファ米)는 지은 밥을 말린 것으로, 물이나 뜨거운 물을 부어 다시 불려 먹습니다. 예를 들어 오니시의 알파미 흰밥은 뜨거운 물로 약 15분, 물(약 15℃)로는 약 60분이 걸려요.

물을 부어 먹는 일본 비상식 드라이카레와 동봉된 숟가락·탈산소제
물을 부어 먹는 일본 비상식 드라이카레와 동봉된 숟가락·탈산소제

사진: Kyu3a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조리 없이 먹을 수 있는 빵이나 통조림도 함께 두면, 밥이 불기를 기다리는 동안 먹을 수 있어요.

물은 있어도 화장실을 못 쓸 수 있어요

특히 아파트에서는 변기에 물이 나온다고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큰 지진으로 배수관이 망가졌다면 물을 내렸을 때 오수가 역류하거나 아래층으로 샐 수 있습니다. 배관 안전 점검이 끝나 사용이 가능하다고 확인될 때까지는 비상용 화장실을 써야 해요.

집에 있는 변기에 봉투를 씌우고 응고제를 넣어 사용하는 제품이 있어요. 일본에서는 이런 용품을 携帯トイレ(케이타이 토이레, 휴대용 화장실)라는 이름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소변 전용과 대소변 겸용이 있으니 어떤 용도인지도 봐야 하고요.

한 번 사용할 때 필요한 봉투와 응고제를 한 세트로 세면 수량을 계산하기 쉬워요. 두 사람의 1주일분은 약 70회분입니다. 함께 쓸 휴지와 사용한 봉투를 보관할 봉투도 준비하고, 사용 후 처리 방법은 제품 설명과 거주 지자체의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평소 먹는 것을 조금 더 두는 방법

비상식량을 전부 새로 살 필요는 없어요. 평소 먹는 상온 식품을 조금 넉넉하게 두고, 기한이 가까운 것부터 먹은 뒤 먹은 만큼 다시 채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말하는 ローリングストック(롤링 스톡)이에요.

예를 들면 평소 먹는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반찬을 여유 있게 두고 일상 식사에도 쓰는 거예요. 비축한 식품을 먹으면서 입맛에 맞는지도 알 수 있고, 오래 넣어 둔 채 기한을 넘기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먼저 집에 있는 물과 식품을 세어 보고, 3일 동안 먹을 양에서 부족한 것을 채우면 돼요. 그다음 보관 공간과 예산에 맞춰 1주일분까지 늘려 가고요. 아기용 식품이나 알레르기 때문에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따로 필요하다면 그 양도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물건을 준비할 때 집 안도 같이 살펴야 해요. 쓰러질 수 있는 가구를 집 구조에 맞게 고정하고, 문과 복도에는 나갈 길을 막을 물건을 두지 않는 것. 가족끼리 연락할 방법과 대피할 곳을 정해 두는 것도 준비에 들어갑니다.

집에 머무는 대비는 건물과 주변이 안전할 때의 이야기예요. 집이 파손됐거나 화재·침수 위험이 있다면, 흔들림이 멈춘 뒤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일본에서는 약 100년에 한 번 큰 지진이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1923년에는 규모 7.9의 관동대지진이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남겼습니다. 2023년은 관동대지진이 발생한 지 꼭 100년이 되는 해였어요.

다만 지진이 정확히 100년마다 발생하는 것은 아니에요.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카이 해곡에서는 약 100~150년 간격으로 대규모 지진이 반복됐다고 해요. 실제로 1854년 안세이 지진에 이어 1944년 쇼와 도난카이 지진, 1946년 쇼와 난카이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지진 중 하나는 수도직하지진(首都直下地震)이에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의 지하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강한 지진을 말하는데요. 일본 정부는 남관동 지역에서 규모 7급 지진이 앞으로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약 70%로 평가하고 있어요.

물론 이 수치가 30년 안에 반드시 지진이 발생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지진이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아직 어렵기 때문입니다.

지진이 안 일어나면 정말 정말 좋겠어요. 그래도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재난인 만큼, 평소에 비상용품을 챙기고 대피 장소와 경로를 확인하는 등 미리 준비하는 자세는 필요하겠어요.막연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준비부터 하나씩 해두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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