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에 욕조 배수구가 막혔을 때, 지금이라면 이렇게 할 거예요

2019년 일본에서 욕조 배수구가 막힌 적이 있었는데요. 아침에 가 보니 욕조 바닥에 거뭇한 찌꺼기가 올라와 있었어요. 자는 사이 물이 역류했나 싶어 부시시한 채로 드럭스토어에 갔습니다.

중탄산소다와 식초를 부었더니 거품이 보글보글 올라오더라고요. ‘됐나 보다!’ 싶었는데, 물을 틀어 보니 그대로였어요. 결국 가게에 한 번 더 가서 배수관 세척제를 사 왔습니다. 기다렸다가 물이 내려가는 걸 보고 얼마나 안심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지금 옛 글을 읽어 보니, 사실 꽤 위험한 짓을 했더라고요. 식초를 쓴 뒤에 염소계 세척제를 부었고, 끓는 물까지 사용했어요. 그때 식초가 배수구 안에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는 몰라요. 다만 제가 한 순서를 청소 방법으로 따라 하시면 안 됩니다.

2019년 사진의 왼쪽 파이프 유니시와 오른쪽 M's one 파이프 클리너
2019년 사진의 왼쪽 파이프 유니시와 오른쪽 M’s one 파이프 클리너

사진 왼쪽의 파이프 유니시는 염소계 제품이에요. 식초나 산성 세제와 섞이면 유해한 가스가 나올 수 있어요. 이 제품을 흘려보낼 때도 끓는 물이 아니라 물을 써야 하고요.

저는 한 통 가까이 붓고 또 더 부은 뒤 한 시간쯤 기다렸다고 적어 놨더라고요. 지금 판매되는 일반 제품은 15~30분 뒤에 물을 충분히 흘려보내라고 안내해요. 오래 둔다고 더 잘 뚫리는 것도 아니에요. 지금 손에 든 제품의 사용량과 시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세척제를 사러 가기 전에 해볼 것들

지금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세척제부터 사러 가지는 않을 것 같아요. 먼저 배수구 입구를 열어볼 거예요. 생각보다 많은 경우, 범인은 거름망에 걸린 머리카락이더라고요.

장갑을 끼고, 손으로 쉽게 열리는 덮개만 엽니다. 보이는 머리카락은 집게나 안 쓰는 칫솔로 살살 꺼내요. 이때 안쪽으로 밀어 넣지 않도록 조심하고요. 거름망을 다시 끼운 뒤 물을 조금 틀어보면, 입구 문제였는지 아닌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덮개가 잘 안 열린다면 억지로 뜯지 않는 게 좋아요. 욕실 바닥, 샤워 부스, 욕조 배수구는 구조가 저마다 달라서, 집에 맞는 설비 안내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안쪽 부품까지 빼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기서 한 번 멈추고요.

입구는 깨끗한데도 물이 느리게 내려간다면, 그때는 도구를 써볼 차례예요. 단, 아직 세척제를 붓지 않았을 때만요. 배수구를 충분히 덮을 수 있다면 뚫어뻥을, 머리카락이 걸린 것 같다면 머리카락 제거 도구나 작은 배수관 스네이크를 씁니다. 잘 안 들어가는데 힘으로 밀어붙이는 건 피하세요. 꺼낸 찌꺼기를 버리고 다시 물을 틀어봤는데도 그대로라면, 더 세게 할 게 아니라 다른 원인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세척제를 쓰기로 했다면, 병에 적힌 설명부터 읽어주세요. 욕실 머리카락 막힘용인지, 얼마나 붓고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헹굴 물 온도는 어떤지. 환기는 꼭 하시고요. 그리고 제가 그날 했던 것처럼 식초나 다른 세제를 이어 붓거나, 끓는 물을 붓는 건 하지 마세요.

이미 세척제를 부었는데 물이 고여 있다면, 그 상태에서 뚫어뻥이나 스네이크를 쓰면 안 됩니다. 약품이 튈 수 있어요. 냄새가 자극적이거나 눈이 따갑고 기침이 나기 시작하면, 고민하지 말고 바로 욕실 밖으로 나오세요.

물이 역류하거나, 욕실 말고 세면대까지 느려졌다면 입구 머리카락만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커요. 자꾸 막히거나 물이 오래 고이는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그럴 땐 세척제를 더 붓기보다 관리사무소나 집주인, 배관 업체에 연락하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쓴 세제가 있다면 제품 이름도 같이 알려주세요.

덧붙이면, 여기까지는 욕실 배수구 이야기예요. 싱크대나 변기는 막히는 원인이 달라서 같은 방법을 그대로 쓰면 곤란합니다.

2019년의 저는 거품이 올라오면 뚫린 줄 알았고, 물이 내려가자 다 끝난 줄 알았어요. 그날 거품만 믿고 세척제를 사러 나섰죠. 지금이라면 거름망부터 열어볼 거예요. 그리고 샤워하고 나면 머리카락을 그때그때 비워두는 것, 그게 결국 제일 쉬운 방법이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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