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만의 새 연호 사용, 5월 1일부터 ‘레이와(令和)’ 시대로
일본이 30년만에 새 연호를 사용한다는 소식에 뉴스마다 들썩들썩한다. 많은 사건사고(잃어버린 20년, 동일본대지진 등)가 끊이지 않았던 헤이세이(平成: 1989년 ~ 2019년) 시대를 끝내고, 새 일왕의 등극과 함께 새로운 연호 제정이 새 시대로의 출발로 여기는 분위기다.
일본에 와서 처음으로 연호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병원이나 관공서에 가면 태어난 년도 적는 란에 연호를 적는다. 나는 일본에서 쇼와해에 태어났다고 적어야 했다. 그러니 연호에 대해서 조금 알 필요가 있다.
연호(年号)란?
중국에서 비롯되어 한자를 사용하는 아시아의 군주국가에서 쓰던 기년법으로, 군주의 통치 기간을 상징하는 해를 표시하기 위해 연도를 사용한다. 쉽게 예를 들면, 전쟁에 이긴 새로운 군주가 앞으로 나라를 평화로 다스리기로 하기로 정했다면, 상징적인 의미를 포함한 ‘평화’를 연호로 쓰고, 무력을 써서 다스리기도 한다면 ‘무력’으로 사용해서 쓴다. 군주가 다스리는 동안에만, 군주가 바뀌면 연호는 당연 군주 스타일로 변경된다.
일본의 근현대 일왕 연호 및 재위기간
메이지(明治) 시대의 연호(1867년 – 1912년, 45년).
타이쇼(大正) 시대의 연호(1912년 – 1926년, 15년).
쇼와(昭和) 시대의 연호(1926년 – 1989년, 64년) – 조화를 나타내는 뜻으로 64년간 지속(2차 세계대전과 일본의 전후 부흥 포함)
헤이세이(平成) 시대의 연호(1989년 ~2019년, 30년) – 평화를 성취한다는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큼직한 사건 사건들이 많이 일어난 시기
연호명 | 근현대 일왕 | 재위기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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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지(明治) | 무쓰히토 | 1867.01.09 ~ 1912.07.30 |
타이쇼(大正) | 요시히토 | 1912.07.30 ~ 1926.12.25 |
쇼와(昭和) | 히로히토 | 1926.12.25 ~ 1989.01.07 |
헤이세이(平成) | 아키히토 | 1989.01.07 ~ 2019.04.30 |
레이와(令和) | 나루히토 | 2019년 5월 1일 즉위예정 |
히로히토가 1989년 1월에 죽고, 아키히토가 바로 천왕으로 즉위했기 때문에 일본에선 1988년 12월까지를 쇼와 63년으로 끝내고 1989년 1월부터 헤이세이 원년이 되었다. 그리고 올해 86세가 되는 아키히토 일왕은 고령을 이유로 큰아들 나루히토에게 자리를 넘기게 되면서 새 연호가 공표되었다.
새로운 연호명은?
令和
레이와(令和)는 아름답게 마음을 모으는 중에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유구한 역사와 향기롭고 높은 문화,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 이런 일본을 다음 세대에 이어줄 것이다. 혹독한 추위 뒤 봄이 오는 것을 알리며 멋지게 피어나는 매화처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저마다의 꽃을 피울 수 있는 일본이라는 바람을 담고 있다고 한다.
- 영문명은 Reiwa
- 令和 한자의 획은 13획
- 티베트어로 희망을 나타낸다고 한다
- 기존의 연호는 중국의 고전에서 따왔는데, 이번엔 일본 고전에서 따왔다고 한다. (일본의 가장 오랜된 고대 시가집 만요슈(万葉集)의 ‘매화의 노래’에서)
새로운 연호 선정 기준은?
두 글자 한자 중 편의성과 의미를 고려해 정하며, 국민적 이상에 어울리는 의미여야 하고, 쓰기 쉬울 것, 읽기 쉬울 것,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 않았던 것이어야 한다.
한 동안 새 연호 등장으로 화제가 될 듯하다. 5월초 부터 새로운 연호명과 관련된 많은 마케팅 상품들이 나올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여튼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는 것 만큼 여러모로 잘하길 바래본다.
레이와(令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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